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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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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는 줄어 보잘 것 없었고, 먹을 식량조차 다해갔다.

그러나 항전의 결의는 날카로웠고, 두 배나 많은 적을 막아내는 자부심이 있었다.
그런데 웬일인가? 사방에서 고향의 노래가 들려오는 것이 아닌가?
오랜 싸움에 지친 초나라 장수와 병사들의 몸은 부서졌고, 마음은 고향 길을 달려가며 흔들렸다.
그들의 향수에 전의戰意는 녹아내렸다.

산을 뽑을 힘을 자랑하던 항우와 그의 병사들은 한나라 장량張良의 이 기상천외한 지략에 졌고,
사면초가四面楚歌 네 글자는 세인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았다.
 

장량의 통찰, 창의 숲 속으로 숨어든 짐승을 이기기 위해서는
그들의 마음을 먼저 찔러야 한다는 통찰은
소통의 전략에도 힌트를 주고 있다.

마음의 성은 바깥에서 부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빗장을 열어주어야 한다는 사실.
그러므로 소통하려는 대상이 '나의 것'으로 여기는 것을 도구로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사실.  


그것들은 곧 너와 나의 입에 익숙한 일상의 가벼운 언어들이며,
익숙하고도 친근한 삶의 평범한 풍경들이며,
나의 것이기도 하고 너의 것이기도 한 작은 사연들이며, 
그래서 감동하는 데 굳이 편을 가를 필요가 없고
감동의 눈물을 닦는데 손수건을 나누어 쓸 수 있는...
가깝고도 따뜻한 무엇이라는 깨달음.   

......


초나라와 한나라는 지금도 장기판 위에서 영원히 끝나지 않는 싸움을 이어간다.
마케팅이 장을 부르면 소비자는 절묘하게 말을 움직여 멍을 부른다. 숨바꼭질은 계속된다.  
장기판 위에서 싸우는 것은 칼과 창이 아니고,
장기판 위에서 달리는 것은 말과 수레들이 아니다.
생각이 진陣을 치고 공세를 벌이며, 생각이 성城을 쌓고 방어를 하는 것이다.

초의 사람들에게 초의 노래를 불렀던 것처럼...
따뜻한 소통의 노래를 불러라.
살을 베고 피를 뿌리는 억지스런 내 생각, 내 언어보다
그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그들의 생각, 그들의 언어를 사랑하라.